내가 탄 비행기가 벤쿠버에 도착하는 그 순간.

그 진동과 함께. 그리고 내 벅찬 가슴과 희망, 꿈과 함께 아버지의 마음을 알게 된 것은 우연이였을까?

6년전..?

나의 아버지는 뉴질랜드로 이민을 위해 건너가셨었다. 그곳에서 자리를 잡고 아들들을 좀 더 좋은 사회에서 키우기 위해. 하지만 아버지는 3달이 채 되기 전에 돌아오셨고, 몸도 아프셨다. 그 때 당뇨를 얻으셨다. 하지만 그냥 그러려니 했고, 내가 20살이 넘어 한번인가 약물쇼크로 쓰러지셨다.

그래도 그저 그러려니. 연세가 많으셔서 그러려니, 했다.

그런데 그 진동과 함께 마치 영화를 보던 중 알지 못했던 과거를 되돌아 보게 된 것 처럼. 아버지가 6년전 느꼇을 진동을 알게되었다. 그것은 나의 그것과는 달랐을 것이다. 나는 20대에 나의 도전을 위해 나의 나라를 떠나 새로운 세상으로 나왔다면, 아버지는 60세가 다되셔서, 가족들을 위해 새로운 세상으로 떠나갔으며, 그 세상에서 아버지는 실패를 경험으로 돌아올 수 있을 만큼 마음에 여유가 없었으며, 아버지에겐 무엇보다 가족이, 책임져야할 가족이 있었다. 사랑하는 아내, 사랑하는 아들들의 삶이 아버지의 선택에 달려있었다.

그런 상황에서 아버지의 새로운 도전은 너무 큰 스트레스를 주었던 것 같다.

그 생각이 시간이 흐르고 내가 비행기 첫 착륙의 진동을 느낄 때에, 내가 도전의 첫발을 내딛을 때 이해가 되었다.

그렇게 난 벤쿠버에 착륙과 동시에 눈물을 흘리며, 비행기를 빠져나왔다.

착륙, 진동, 눈물.......아버지....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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by 두잇투데이 2012. 11. 5. 23:32